유디의 다이나믹 하루/하루일기

대학병원 응사한 후기

유디._.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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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사를 권유하는 글은 아닙니다.
응사 전과 후를 비교하여 얻게 되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해서 경험(?)한 사람으로서 작성한 글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글이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응사는 좋은 판단은 아닙니다.
인생을 살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면 제가 하기
싫은일도 맡아서 해야 합니다.
(남의 돈을 제 주머니에 넣기에는 너무나 힘들죠... 쉽지 않아...)


저는 그전 특수파트에서 몇 개월 근무하면서 얻게 된 불안증상 근무 전, 심한 손 떨림, 불쾌한 심장박동이 느껴짐, 근무 중 귀가 잘 안들림
근무 중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고장남 = 생각이 멈춤
데이 전날 잠을 3시간 이상 못 잠.(1시간에 한 번씩 깸)
내 험담으로 인해 자존감 하락. (무슨 일을 해도 기가 죽고, 자신감이 없음)
사직 면담을 계속해도 내 탓이라는 가스라이팅
손톱 뜯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한 움큼씩 빠짐,
체중감소, 생리불순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던 상태에
2개월 정도 쉬고 좋은 기회로 대학병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특파에 있다가 병동으로 가게 되니 상대적으로
중증도도 낮을 것이고 물론 공부는 해야겠지만 중환자실에 어떤 환자가 올지 모르고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그 파트만 깊숙하게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직하였지만 생각보다 3교대를 시작한 지 별로 되지 않아서  바로 몸에 무리가 왔습니다.


극도로 긴장하게 되면서 머리가 돌아가지 않고
토하고, 잠을 못 자고...
결국 3교대는 나랑 맞지 않구나 판단이 들면서
3개월 만에 퇴직하겠다는 면담을 3회 진행하였습니다.

면담을 하게 된 결심은
1. 기본적으로 화장실 가지 못함. 이건 어느 병원이나
같겠지만 생리대를 갈 시간이 없어서 바지가 축축해졌는데 현타가 오더라구요.

2. 밥 먹을 시간이 없음. 이것도 어느 병원이든 같겠지만
밥을 먹지 못하고 10시간 동안 일을 하고, 카페인을 드링킹 하니 속이 쓰려서 중화제를 먹어도 먹어도 위에 구멍이 난 건지 계속 아프더라고요
결국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먹을 정도가 왔습니다.

3. 오버타임. 아직 교육 기간이었지만 그래도 기본 30분 오버타임
신규라서 앞으로 1시간~ 30분 일찍 와서 물품 카운트도 해야 하고, 환자 파악도 해야 하니깐... 끝나고 다른 선생님들 오버타임 보면 심한 사람은 2시간, 적은 사람은 1시간... 그냥 제 미래 같아요. 병원에 묶여있어야 하는구나

4. 태움
이건 뭐 어느 병원이든 있는 것이고 간호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한 번쯤은 다 경험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긴말 안 하겠습니다.

5. 워라벨 없음. 집에 오면 무조건 공부하다가 지쳐서 자야 해요. 2 off 있다면 젊은 친구들은 놀러도 가고 하지만
저는 3교대 하면서 운동도 못 다니고, 30대 초반이다 보니 잠이 보약이다 싶어서 잠만 잤어요.
결국 저와 나이가 같은 친구들처럼 취미생활 가질 수도 없고 책이나 유튜브를 볼 수 없었어요. 정말 공부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잠을 자야 내일 출근을 하니깐... 병원 말고는 다른 일을 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6. 성격이 이상해짐. 저는 진짜 성격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병원 다니면서부터 예민해지고, 별것도 아닌 것에 대해 짜증이 많아지고
인생 30년 넘게 살았지만 병원에 근무하면서 인류애가 없어지다 보니 사람이 싫어지고, 가족들에게 짜증이 많아졌어요.
부모님이랑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병원 다니면서 자주 싸운 것 같아요.
부모님이 병원 다니면서 성격이 이상해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기타 여러 가지 요인들을 보니 저랑 3교대가
안 맞는 건지, 저랑 병원이 잘 안 맞는 건지 처음 대학병원 면접을 봤을 때
1년만이라도 버티자 였는데 지금 당장 나 자신이 버티기 힘들고 죽을 것 같고 정신병이 걸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살고 싶어서. 응사를 했습니다.
요즘 뉴스 보면 간호사가 자살했다는 뉴스가 많잖아요.
저도 어떤 느낌으로 그분들이 그 선택을 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결론은 응사를 하면 욕은 많이 먹지만
(물론 저는 교육기간에 응사를 했습니다. 수선생님과 사직 면담은 총 3번 했었고,
프셉 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응사를 한건 아니었고 사직 면담을
여러 번 한 상태에서 응사를 한 것입니다.)

관둔 지 일주일이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병원에서 같이 근무했던 고연차 선생님과 비슷한 사람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욱신거려요.
숨쉬기도 힘들고... 가끔 헛구역질도 하고 아직까지는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꼭 응사만이 아니지만 저는 대학병원을 나오고 나서 제 인생이 끝나는 것 같았고, 더 버텨볼걸 이런 생각 전혀 안 들어요.

다 먹고살자고 하는 게 일인 거고, 제가 지금 당장 힘들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거면
불행한 거예요. 한번 사는 인생 저는 행복하게 살고 싶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 저한테 맞는 병원 찾아서 가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무튼 대학병원을 관둔다고 해서 꼭!!! 인생이 망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
다들 맞는 병원 찾으시고 적게 일하시고 돈 많이 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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